저번 단선팀에서 했던 가면이 남아서
LOVE반 수업으로 진행했다.
여러 감정에 대해 배우고,
그 감정을 가면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는데,,,,,
결과는 파국이었다 ......ㅎ
아이들 대부분이 느끼는 감정은,
화남
대부분의 아이들이
가면을 귀신이나 괴물처럼 그리기 시작했다.
어떤 친구들은 호러 영화에서 본 상징들을 그려넣었다.
정말 무섭고.. 기괴했다.
막아야 했지만 어떻게 막아야할지 몰라
그저 내버려두었다.
사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라고 했었기 때문에
틀린 건 없었다.
하지만 지나친 자유는 역시나 파국을 불러온다.
수업이 끝나고도 멘붕이 왔다.
아이들의 가면을 살펴보며 생각에 빠졌다.
뭐부터 잘못된 걸까.
분명히 즐거움의 감정 위주로 생각할 수 있게 했고
귀엽고 예쁜 가면을 완성할 줄 알았다.
어떻게 수습하지 생각하다가,
조이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.
조이쌤은 생각보다 긍정적이게 받아들였다.
아이들의 상태를 알 수 있어서 좋지 않냐고..
맞아,
아이들이 어떤지
그 어떤 수업보다 더 잘 알 수 있었다..!
아이들은 무섭고 괴상한 문화에 많이 노출되어있고
각인되어 있었다.
또 아이들의 감정상태는 좋지 못하다.
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득하다.
이유를 들어봤을 때
어려운 가정형편, 친구들의 따돌림,
성정체성의 혼란 등 참 많았다.
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에서,
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
참 감사하다.
아이들을 향한 애통한 마음은 더 커졌고
정말 그 아이들의 마음이 하나님이 주신 평안과 기쁨으로 넘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이상한 그림을 그린 친구들을 따로 불렀다.
"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줘서 정말 고마워. 덕분에 너의 감정을 알게 되었어.
하지만 이 가면을 다른 친구들이 보면 무서울 것 같아. 우리 다르게 표현해볼까."
따로 가면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.
아이들은 정말 즐겁게 새롭고 예쁜 가면들을 완성했다.
나의 미숙함 때문에 아이들이 부정적인 것들을 무분별하게 표출하게 놔둔 거 같아서 정말 미안했다.
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한 것을
그저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,
잘 다듬어지고 치유될 수 있도록,
미안하고 안타까운 만큼 더 노력하겠다고 마음 먹었다.
예은이가 준 꿀팁은
아이들이 가면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한시키는 것.
펜과 매직을 주면
자유롭게 그릴 수 있으니 안된다는 것이다.
색종이로 잘라서 붙이게 했으면
이렇게 무서운 작품들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.
미술수업은 정말 어렵다.
아이들에게 어느정도의 자유를 줘야할지도
어느정도의 제한을 줘야할지도 참 모호하다.
하지만 나이가 어릴수록
제한을 많이 줘야하는 것 같다.
자유롭게 표현하는 건 그 이후의 일이다.
좋은 생각, 좋은 것들을 많이 집어넣고
잘 표현하는 방법을 먼저 알려줘야겠다.
이렇게 또 배워간다.